100일 글쓰기

[100일 글쓰기] 한글 날, 경복궁 나들이

읽고맘 2024. 10. 11. 05:25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일주일 전부터 한글날에는 경복궁을 가보자고 남편에게 말해두었다. 9일 아침! 오전 8시에 우리 세 식구는 기상했다. 세수를 차례대로 하고 물과 몇 개의 간식을 챙겨서 차를 탔다. 집 근처에서 김밥을 사고 메가커피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차에 타니 오전 9시 10분. 미리 광화문 근처 주차장에 앱으로 예약을 걸고 출발했다. 오전 10시 10분 도착 예정. 너무 설레었다. 연휴라 그런지 서울 도로는 막히지 않았다. 차의 내비가 대치동을 지나 동대 입구를 향해 갈수록 예전 싱글 때 살았던 서울 곳곳이 눈에 아른거렸다. 참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꿈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시기였기에 43살이 되어 다시 회상하니 그 모든 것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라잡고 있었다.

광화문역 gs건설이 상주해 있는 건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우리는 광화문역을 걷기 시작했다. 15분 정도 걸으니 광화문 광장이 나왔다. 9년 만에 와보니 너무 감격스러웠다. 세종대왕이 앉아 있으니 뭔가 장엄하기까지 했다.

경복궁으로 가는 길에는 조선시대 과거 시험을 재현한 '휘호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외국인도 있었고 엄마와 딸이 함께 한지에 정성껏 한글을 쓰는 부녀의 모습도 있었다. 참 보기 좋았고, 한글날의 의미를 잘 살리는 것 같았다. 한글은 세계 최초로 왕이 직접 만든 과학적인 글이라고 세계 언어학자들이 말한다고 들었다. 한글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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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휘호대회를 지나 경복궁 앞으로 향했다.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 경복궁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새봄이는 감기약을 먹고 온 터라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엄마인 나만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었다.

우리는 매표소에서 6,000원에 결제하고 경복궁 안으로 들어갔다. 재입장 불가 문구가 강렬했다.

영화 '광해'에서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신기했다.

우리는 한국인 가족에게 사진을 부탁드렸다. 흔쾌히 찍어주셨다.

한복을 입고 걸어가는 외국인들, 한국인들 사이에서 사진을 찍으니

정말 조선시대에 온 것 같았다. 이번 한글날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새봄이가 자꾸 도넛이 먹고 싶다고 칭얼거려서 더 이상 경복궁 구경은 못했다.

경복궁을 나와 삼청동을 걸었다. 예전 독서토론 강사로 일할 때, 함께 서평을 읽으러

강사들과 많이 왔던 동네다. 눈물이 살짝 나려고 했다.

 

북촌 한옥마을까지 걸었다. 한옥마을 근처에 유기농 비빔밥 맛집이 있었다. "꽃밥에 피다" 음식점 이름도 참 이뻤다.

 

음식 점안에 들어가니 메뉴판과 키오스크가 있었다. 우리는 채식 육개장과 된장 불고기 비빔밥, 추가로 공깃밥을 시켰다.

 

 
 

 

 

 

 

가격대는 비쌌지만, 기본 반찬으로 샐러드와 무생채, 방울토마토, 김부각이 나왔다. 음식을 바라보니 다양한 오색 색감에 군침이 돌았다. 샐러드가 맛있었다. 담백한 맛이었다. 육개장도 비건식이라 그런지 담백했다. 짜지 않았다.

우리가 먹고 있을 때쯤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다 먹었지만 새봄이만는 아이 속도로 천천히 먹고 있었기에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봄이까지 배불리 먹고 인사동까지 걸었다. 인사동 또한 추억이 있던 곳이기에 많은 생각에 잠겼다.

나만의 직장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시절, 교회 친구랑 만나서 직장 이야기하고, 연애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곳이다. 그런 곳에 12년 만에 다시 와보니 새로웠다. 나는 결혼을 했고 아이도 생겼다.

지금은 책을 읽고 글쓰기 연습을 하며 나만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다. 많이 부족하기에 열심히 노력해야겠지. 인사동 거리에 놓여있는 돌담에 앉아서 간식을 먹고 우리는 광화문역까지 걸었다.

 

 

 

 

 

우리는 차를 몰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서울 하늘의 모습이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우리 세 식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음에 나들이 갈 때 주의사항을 서로 이야기했다.

  1. 새봄이 옷은 치마가 아닌 바지 입기
  2. 간식은 전날 미리 챙기기 (새봄이 도넛, 음료수, 몇 개의 과자 등등)
  3. 새봄이 신발은 하나로 통일하기

 

경복궁에서부터 새봄이는 계속 칭얼거렸다. 항생제를 먹어서 인지 아이 컨디션이 안 좋았다. 도넛이 먹고 싶어/ 치마가 추워 (아침에 무조건 치마를 입겠다고 떼를 써서 그냥 입고 왔더니 추웠나 보다. 새봄이 본인도 치마 입는 게 아니란 걸 알았기에 다음 나들이 때는 내 말을 잘 들으리라 생각한다)/신발 바꿔신을래(신발도 2개나 가져가겠다고 우기는 다섯 살 꼬마 아가씨다) 앞으로는 하나만 신겠지.

 

이런 이유로 계속 남편이랑도 티격태격했다. 다섯 살 아이를 데리고 경복궁-북촌-인사동 코스는 무리였나 보다. 하지만 나는 좋았다. 예전 처녀 때 꿈을 찾기 위해 매주 방문했던 곳들이기에 앞으로도 경복궁 나들이를 갈 것 같다. 올해는 안될 것 같고 내년에 날씨 따뜻할 때 한번 와야겠다. 남편도 그렇게 하자고 했다. 이렇게 해서 경복궁 나들이는 잘 마쳤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