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100일 글쓰기 , 72일차 - 잠시 멈출게요.

읽고맘 2024. 7. 8. 14:34

2024. 7. 7.

금요일 저녁 문자가 왔다. “오늘 야근요 ㅠ ” 남편의 문자였다. 새봄이랑 놀이터에서 2시간 놀고 집에 왔다. 저녁 6시 30분. 새봄이 목욕시키고 나는 저녁 준비를 했다. 메뉴는 전복 미역국, 치즈 돈까스, 김치, 방울 토마토, 감자볶음. 급하게 만들어서였을까? 치즈 돈까스가 반 이상 타버렸다. 새봄이는 전복 미역국에 밥을 말아서 먹었지만 놀이터에서 다른 친구들에게서 받은 하리보 젤리를 먹어서인지 저녁 밥을 남겼다. 분명 자기 직전에 배고프다고 말할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 8시 반쯤 “엄마 나 배고파” 결국 가지 피자와 토마토 주스를 만들어 주었다. 새봄이는 밤 10시 40분에 잠들고 남편은 밤 11시 30분에 집에 왔다 나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저녁 시간 설거지만 3번을 했다. 이런 날은 참 힘들다. 우리는 별말 하지 않고 잠을 잤다.

토요일 아침, 나는 글쓰기 덕분에 이젠 6시면 눈이 떠진다. 6시에 기상해서 글쓰기를 마치고 시계를 보니 오전 8시였다. 새봄이랑 남편이 자고 있으니 혼자 차를 몰고 10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 브런치를 먹으려고 했다. 혼자 신이 났다. 나만의 자유 시간! 서재 방에서 옷을 입고 있는데, 문이 열렸다. 누굴까 했더니 새봄이었다. 손에 토끼 이불을 들고 서있었다. “엄마 뭐해?” 마음속으로 ‘으악!!! 망했다’ 생각했다. 새봄이는 잽싸게 안방을 들어가더니 야근해서 자고 있는 남편의 얼굴을 흔들며 깨우기 시작했다.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났고 우리 세 식구는 거실에 앉았다. 비몽사몽. 나는 혼자 브런치를 먹고 올테니 새봄이는 아빠랑 놀고 있으라고 말했지만 새봄이는 듣지 않았다. 결국 아이를 차에 싣고 스타벅스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나는 책을 읽고 새봄이는 갤럭시 탭으로 유튜브를 봤다. 한 시간 정도 있다가 집에 오니 오전 10시 20분. 교회에서 토요일마다 5살 영어 수업을 한다. 새봄이 친구들도 수업을 듣기에 함께 듣고 있다. 새봄이에게 옷을 입히고 머리를 정성껏 묶었다. 머리 묶기는 아직도 나는 서툴다. 처음으로 꽁지머리를 해서 그 위에 천사 날개 핀을 꽂았다. 완벽한 스타일이었다. 새봄이는 갑자기 옷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윗옷을 벗기 시작했고 꽁지머리는 다 풀어지고 있었다. 순간 화가 났다. 어제도 힘들었지만 잘 놀아주고 먹이고 재우고 나름 노력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브런치도 같이 먹으러 갔는데, 이 애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건지 너무 속상했다. 순간 꽁지머리를 붙잡고 말했다. “너, 도대체 왜 이래! 엄마가 정성껏 머리도 해주고 옷도 이쁜 걸로 입혔는데, 도대체 왜 옷을 자꾸 바뀌는 거야” 새봄이는 울기 시작했고 나는 도를 지나쳤다. 옆에서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옷을 입던 남편은 아이한테 그러지 말라며 새봄이를 달랬다. 결국 남편은 치과 치료를 미루고 새봄이를 데리고 놀이터로 갔다. 새봄이가 엄마 없이는 영어 수업을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편과 아이가 놀이터를 가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거실에 주저앉아 울었다. ‘나는 육아가 맞지 않는 걸까?’ ‘매번 다짐하고 나름 노력하려고 실천 중인데..’늘 소동이 벌어진다.

 

이런 날은 이제 막 30대가 된 막냇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싱글 직장 여성인 동생이 뭘 알겠는가! 하지만 나는 힘들 때 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이래서 형제, 자매가 많으면 좋은 것 같다. 암튼 위의 일들을 말했더니 나도 모르게 울어 버렸다. 막냇동생은 "언니, 충분히 이해해. 언니가 힘들 것 같아. 아무도 없이 언니 홀로 육아를 하는 거잖아." 그냥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나보다 13살 어린 동생에게 위로를 받으니 뭔가 위안이 되었다.

 

나는 잠실역으로 향했다. 이런 날은 ‘잠깐 멈출게요’를 선언한다. 맨날 검은색 만 원짜리 츄리닝 반바지와 유니클로 운동복 반팔 티셔츠만 입고 다닌다. 놀이터를 매일 가니 이쁜 옷, 비싼 옷은 필요치 않다. 가장 편하고 시원한 옷이 짱이다. 놀이터에 맨날 같은 계열의 츄리닝만 입고 다녀 요즘 살짝 창피했었는데, 잘 됐다 싶었다. 나의 쇼핑 무대는 잠실역 지하상가. 책 한 권 읽으면서 지하철을 타니 너무 좋았다. 잠실역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인지 더더욱 많은 것 같았다. 지하상가에서 청 반바지를 샀다. 17,000원 개 득템이다!, 요즘 유행하는 나풀거리는 바지에 빈티지 티셔츠를 31,000원에 계좌이체로 샀다. 맨날 놀이터를 가기 때문에 양말이 이젠 구멍이 나기 시작해서 양말도 3켤레, 덧신까지 7,000원에 구입! 이렇게만 사도 마음이 펑 뚫리는 것 같았다. 이후 자라, 유니클로를 돌아보고 그냥 집으로 왔다. <나의 직업은 육아입니다>책에서는 육아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삶이 주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육아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질문한다. " 나만의 힐링 방법을, 엄마가 된 지금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나는 책도 아니고 나만의 쇼핑인 것 같다. 거금의 돈이 아닌 소소하게 나에게 필요한 용품을 구매하는 걸로 해소하는 것 같다. 총 3시간의 자유 쇼핑! 엄마도 사람이다. 엄마에게도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개선할 사항

  • 저녁 후에도 밥을 원한다면, 간단하게 김에다 밥싸서 주기 (두 세번의 요리는 그만)
  • 치즈 돈까스는 새봄이 하원 전에 미리 만들어놓기 ( 저녁에는 데워서 바로 주기)